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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AI 시대 CPU의 역할 - Meta Muse

· 약 4분

지난 몇 년 동안 AI 반도체 시장의 주인공은 명확했다. NVIDIA, GPU

거대한 언어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병렬 연산이 필요했고, AI 데이터센터의 경쟁은 곧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하느냐의 경쟁처럼 보였다. NVIDIA의 폭발적인 성장 역시 이러한 흐름을 상징한다.

최근 주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메타가 개인 AI 에이전트 Muse를 공개한 이후 Intel, AMD, Arm 등 CPU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9월 21일 AMD는 약 10%, Intel은 12%, Arm은 17%가량 상승했고, AMD의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Muse와 같은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서버 CPU 수요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기대가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됐다.

왜 AI 에이전트의 등장이 CPU를 다시 주목하게 만든 것일까.

그 이유는 AI가 하는 일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사용 방식은 질문과 답변이었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AI 모델이 이를 추론하고 결과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연산이 필요한 것은 모델의 학습과 추론이었고, 자연스럽게 GPU가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다르다.

메타는 Muse를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가 아니라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일을 수행하는 Personal AI Agent라고 설명한다. 이메일을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고, 브라우저를 열어 사이트를 이동하고, 양식을 작성하며, 사용자가 맡긴 업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이 순간 AI는 더 이상 모델 안에서만 움직이지 않는다.

AI가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브라우저를 실행해야 하고, 운영체제를 사용해야 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 파일을 읽고 네트워크에 접속하며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고, 작업 결과를 확인한 뒤 다시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즉 AI 에이전트의 실행 구조는 단순히

질문 → AI 모델 → 답변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다음에 가깝다.

사용자 → AI 에이전트 → 추론 → 프로그램 실행 → 브라우저 조작 → 데이터 처리 → 결과 확인 → 재추론 → 다음 작업

여기에는 GPU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운영체제, 브라우저, 가상머신, 네트워크, 프로세스 관리 등 전통적인 컴퓨팅 자원이 대규모로 필요해진다.

Muse의 구조는 이 변화를 특히 잘 보여준다.

메타는 사용자에게 각각 독립된 Muse Secure VM을 제공한다. 쉽게 말하면 클라우드 어딘가에 사용자의 AI 에이전트가 사용할 전용 가상 컴퓨터가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컴퓨터 안에는 브라우저가 있고 사용자의 데이터와 연결 정보가 저장되며, Muse는 이 환경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한다.

이 구조를 수백 명이나 수천 명이 아니라 수억 명, 나아가 수십억 명이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는 수많은 GPU가 거대한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모습에 가까웠다.

하지만 개인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되면 데이터센터에는 또 다른 형태의 컴퓨팅 수요가 생긴다.

**수많은 AI가 각자의 컴퓨터를 가지고 일을 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다. ** AI가 한 번 질문에 답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살아 있으면서 이메일을 확인하고, 웹을 돌아다니고, 정보를 수집하고, 예약하고, 문서를 작성하고, 사용자의 지시를 기다린다.

컴퓨팅의 중심이 모델의** 학습(training)​**에서 실제 업무의 실행(execution)​으로 조금씩 확장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CPU 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시장이 CPU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 이유는 CPU가 GPU보다 AI 계산을 더 잘해서가 아니다.

**AI가 이제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그리고 AI가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결국 CPU, 메모리, 스토리지, 네트워크가 모두 필요해진다.

이것은 AI 산업의 확산 과정에서도 중요한 변화다.

처음에는 AI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주목받았다.

그 다음에는 그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GPU가 주목받았고, GPU를 공급하기 위한 HBM과 반도체 제조시설이 주목받았다. 이어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 네트워크와 광통신까지 AI 투자 영역이 계속 넓어졌다.

그리고 이제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컴퓨팅 인프라까지 다시 AI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어쩌면 AI 시대의 다음 단계는 더 거대한 모델 하나를 만드는 경쟁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수십억 개의 AI가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수십억 개의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경쟁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AI 반도체 시장을 바라볼 때도 이제 GPU 하나만 봐서는 전체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CPU가 다시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더 생긴다.

AI 에이전트가 결국 개인의 삶을 따라다니는 존재가 된다면, 그 AI는 언제까지 데이터센터 안의 가상 컴퓨터에만 머물러 있을까.

스마트폰과 노트북, 자동차와 스마트 안경으로 AI가 내려오기 시작한다면 필요한 컴퓨팅 구조 역시 또 한 번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는 CPU라는 이름보다 ARM이라는 이름을 다시 봐야 할지도 모른다.

ARM을 조금 담아볼까?